<여자와 책>에서 발췌한 수전 손택
47그룹과 함께한 컨퍼런스에서 수전 손택은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어떤 영향을 주기 위함이 아니라 화가가 그림을 그리듯, 작곡가가 음악을 만들듯 글을 쓴다고 말했다. 미학적 형식에 대한 순수한 즐거움에서 글을 쓴다고 말이다. 언뜻 별것 아닌 말처럼 들리지만, 참여적 문학을 요구하는 시대에 그런 말은 자못 선동적이었다. <차이트>는 수전 손택에 관해 "독일에서는 통하기 힘들 극단적인 입장을 지닌 작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독일의 참여적인 작가들이 느낀 것과는 달리 그렇다고 수전 손택이 세상을 등진 미학적 독립성만을 주장한 것은 아니었다. 수전 손택은 미국 베트남전 참전을 반대하는 대학생들의 토론회에 참석하여 강연을 함으로써 그것을 증명해 보였다. 비평가들은 이런 발걸음을 놀라워했지만, 수전 손택의 입장은 예술이 미학적인 면에 집중하는 것과 정치 참여는 서로 인과과계에 있지 않을 뿐이지, 서로를 배제하는 것은 전혀 아니라는 것이었다. 수전 손택은 예술과 정치는 그다지 상관관계가 많지 않지만, 예술의 본질적인 기능이 감각을 연마하는 것이므로 예술은 정치적 민감함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나 예술이 예술 외에 다른 목적을 위해, 즉 이데올로기나 사회를 위해 도구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었다. 그녀는 참여적인 작가들은 너무 내용에만 매인다며 내용에만 연연해하는 것은 예술성을 구성하는 모든 것을 죽이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예술은 감각적 경험에서 탄생하는 것이며, 또한 관찰자건, 청중이건, 독자건 예술의 수용자들에게 감각적 경험을 유발하는 행위라고 보았다.
"나는 다른 곳에 있기를 원했고 독서는 현실과의 행복하고 고무적인 거리두기를 가능케 했다. 독서와 음악 덕분에 나는 매일같이 내가 처한 현실을 개의치 않는 사람들의 세계에서 살 수 있었다. 마치 다른 행성에서 온 기분이었다. 당시 내가 빠져 있던 순진무구한 만화를 보면서 나는 그렇게 상상했다." - 수전 손택
자신의 성적 지향이 남다르다는 것을 모호하게 의식하는 가운데 수전은 앙드레 지드와 토마스 만을 열렬히 읽었다. --> 나도 최근 앙드레 지드와 토마스 만을 읽었는데 .... !_!
"교수들의 수다, 책들, 지적 열심, 경직된 품행"에 넌더리가 난다. - 수전 손택
비평가로서 그녀는 특히 지엽적인 것(변두리적인 것)에 관심을 가지고 그에 대한 주의집중을 이끌어냈다.
수전 손택은 작가를, 밀려들어오는 것에 무작위적으로 관여하지 않고, 아직 작은 부분에서 전세계의 충만을 발견하는 능력을 통해 세상에 주의집중을 선물하는 사람으로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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