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으로 풀어낸 성서 이야기에 대한 갈증에서 앙드레 지드가 쓴 <탕자, 돌아오다>를 읽었다.

신약성서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탕자 이야기를 '돌아온 탕자' 중심으로 재구성한 단편소설이다.

어리석은 자, 용서받아야 하는 자의 역할만 부여받은 사람의 입장을 사려깊게 들여다본 문학작품은 얼마나 흥미로운가. 할렐루야 같은 종교적 찬양 없이 성서의 이야기를 각색한 것은 얼마나 매력적인가. 이런 이야기는 곧장 나를 끌어당긴다. 원작에서는 그야말로 탕자, 타락한 자를 대변했던 인물에게 새로운 서사를 만들어주는 이야기말이다.


# 갈증

갈증. 이 소설은 갈증에 대한 이야기라해도 무리가 없다.

(탕자가 아버지에게) 황야의 메마름 속에 있고 난 후에야 저는 제 갈증을 가장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동생이 탕자에게) 이 석류가 견디기 힘들 만큼 시다는 건 나도 알아요. 하지만 정말 미친 듯이 갈증이 나면 나도 이 석류를 베어 물고 말 거예요. 

(탕자가 동생에게) 그래, 이제 생각났어! 황야에서 내가 찾아 헤맸던 건 바로 그 갈증이었어.  


'갈증'이라는 키워드는 소설에서 여러 번 등장하는데, 요약하자면 탕자가 안락한 집을 떠나 황야에서 발견한 게 바로 이 '갈증'이다. 갈증은 안락함의 반대 편에 있는 결핍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더욱 본질적으로는 안락함을 뒤로 하고 자기 자신을 위해 길을 나선 자가 얻게된 무언가를 가리킨다.

탕자는 갈증에 결국 굴복하고 집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그는 갈증을 사랑했다. 그리고 동생이 갈증의 땅인 광야로 가겠다고 할 때 '너는 나처럼 돌아오지 말고 성공하라'라고 말한다.

탕자의 집 떠남은 미완성이었지만, 이는 레퍼런스가 돼 그의 동생에게 영감을 줬다. 덕분에 동생은 광야로 출발할 수 있게 됐다.

앙드레 지드가 이 소설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은 이런 게 아니었을까.

다른 사람이 만든 안락함에 몸을 누이지 말라. 자신의 질서를 찾아 광야로 떠나라. 광야에서 갈증이라는 시련과 고통을 맛 볼 것이다. 하지만 이 갈증은 가치 있는 것이다. 집(comfort zone)을 떠난 네 사례는 비록 네가 실패하더라도 다른 누군가의 영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