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데미안>을 처음 읽었을 때 '카인과 아벨' 이야기를 재구성한 부분이 제일 좋았다. '알'에 대한 이야기나 아프락시스에 대한 이야기가 눈에 들어온 것은 한참 후 일이다. 나는 <데미안>을 알게된 초기 몇 년 동안 카인과 아벨 이야기만 좋아했다.

다자이 오사무의 단편선을 묶어논 책에 <유다의 변명>이 있는 것을 보고 이 단편선 묶음 책을 사버린 것도 문학가가 성서 이야기를 어떻게 재해석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성서 속 이야기를 완전히 전복시키고 재구성한 문학작품들이 또 뭐가 있을지 찾아봐야겠다.

아담과 이브가 나오는 창세기에 대한 다양한 해석(주로 여성주의적 관점에서의)이 있는 건 알고 있고, 나도 읽어본 바 있다. 내가 찾고 있는 것은 이런 '재해석' '비평' 정도가 아니라 완성된 하나의 이야기로서 성서 속 이야기를 재구성한 작품이다.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물어본 바, 성서 이야기를 재구성한 문학작품엔 이런 것들이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앙드레 지드 <돌아온 탕자>
아벨 산체스 <아벨 산체스>
박형서 <자정의 픽션>
한스 라트 <그리고 신은 얘기나 좀 하자고 말했다>

야무지게 읽어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