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그만뒀다. 
모든 건 빠르게 정리됐고, 서늘함을 남겼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잘했다는, 잘됐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옆구리에 끼고 있는건 혼란. 
친구 JY는 혼란은 선물이라고 했다. 
내게 찾아온 혼란을 잘 들여다보고 피하지 말라는 말과 함께. 
그렇다 이 혼란은 선물이다. 



사실 혼란이 새로울 것도 없다. 
퇴사로 인해 생긴 것도 아니다. 
예전부터 맞딱뜨려야 했는데 비겁하게 피해온 것일 뿐이다. 
이제는 혼란을 아주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가 생겼다. 
예전부터 바라던 바다. 


회사인간이 아니어도 삶은 잘 돌아갈 것이다.
내가 아는 세상은 너무 좁고 단편적이다. 
이젠 삶의 지평선을 확장할 때가 왔다.  
다시 회사인간으로 돌아가는 건 언제든 할 수 있다. 
어느 학교 출신, 어느 매체의 기자, 이런 것 모든 떼고
단독자로서, 오롯이 나로서 나는 어떤 사람일까.
이 답을 조금씩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