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영어책을 읽었다. 외교관인 Vikas Swarup이 쓴 <Q&A>로,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의 원작소설이다.


<Q&A>는 인도 빈민가의 삶을 잘 그린 소설이다. 소설에는 인도 하층민의 여러 비참한 삶들이 나온다. 그 중에서 가장 비참한 것은 Nita의 삶이다. 아니, Nita로 대변되는 Bedia 출신 여성들의 삶이다. 


Bedia 마을 사람들은 임신을 했을 때 아들이 아닌 딸이기를 바란다. 여아 낙태(female feticides)가 만연하고 여성인권이 형편없이 낮기로 악명높은 인도에서 생경한 풍경이다. Bedia 사람들은 딸을 원하는 걸까.



이유는 가히 충격적이다. 딸을 낳으면 창녀로 만들어 돈을 벌어오게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통의 이름은 Bedni. 가족의 '묵인'도 아닌, 적극적인 주도 하에 사창가에 끌려간 Bedia의 딸들은 상품가치가 없어질 때까지 창녀로 산다. 소설에서 그려진 Bedni 전통은 다음과 같다.

When I reached the age of twelve, my virginity was auctioned to the highest bidder and I was put on sale inside this brothel. 
12살 어린 나이에 경매에 부쳐지는 처녀성(사실 처녀성이나, virginity라는 단어는 성차별적 단어이므로 대체어를 찾아 써야 한다. 그런데 떠오르질 않는다..). 이 경매 이후 상품 가치가 다 닳을 때까지 성매매 여성으로 살아야 한다. 성을 팔아 번 돈을 관리하고 도망치지 못하도록 감시하는 포주 역할은 아버지나 남자 형제가 한다. 소설에서 Nita가 포주를 죽여버리겠다고 흥분하는 Ram에게 포주가 자신의 친오빠이니 죽이지 말라고 말리는 장면이 나온다. 자신을 사창가로 내몬 사람과 가족 공동체로 묶여 있다는 것은 창녀로 살아가야 하는 Nita의 삶에 출구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tradition이라는 단어로 포장된 Bedni 인습을 접하고 충격을 받았다. 검색을 해 본 결과 몇몇 인권 단체에서 Bedni 인습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실은 기사들이 있었다. 그러나 'Bedia prostitute'로 검색한 결과 최근 기사까지 검색되는 것으로 보아 이 인습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 자료를 더 읽어봐야겠다. 
2009년 나온 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