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퍼백에 대한 단상

책을 소비재 이상으로 생각하지만 싸고 가벼운 페이퍼백도 좋아한다. 하드커버에 띠지까지 두른 단행본이 넘쳐나는 한국 출판 시장에서는 페이퍼백을 별로 찾아볼 수 없다. 내가 읽는 페이퍼백들은 주로 영어책들이다.

영어책을 읽는 것은 수고스럽고 번거로운 일이다. 모르는 단어가 계속 나오는 바람에 '읽을 수'는 있지만 쭉쭉 '읽히는 맛'이 없다. 그래도 번역이 안됐는데 읽고픈 책이 있다면 사전 찾아가면서 읽을 수밖에.

모르는 단어가 속출하는 영어책을 읽을땐 페이퍼백이 좋다. 밑줄을 쭉쭉 그어가며 단어 뜻을 써도 부담이 되지 않는다. 페이퍼백의 매력이다. 책에 대한 물욕보다는 책 내용을 탐닉하는 데 더 적합하다.

ps. 위 사진에 있는 <The Golden Notebook>_Doris Lessing_의 다른 버전을 역시 페이퍼백으로 가지고 있는데 두꺼워서 아직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언젠가 꼭 읽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