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랑 발터 뫼르스의 차모니아 시리즈를 적당히 짬뽕해 놓은 제목이네......"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_오수완_을 보자마자 든 생각이다. 대략 <꿈꾸는 책들의 도시>랑 비슷한 전개가 이어질 것 같다는 예감도 들었다. 지나칠까 했지만 책을 소재로한, 책덕 낭낭한 책을 지나치기 쉽지 않았다. 현대 한국 사회를 배경으로 얼마나 매력적인 책사냥꾼 이야기를 지어낼지 궁금증이 뻗치기도 했거니와 기대감이 들기도 했다.

🔺약간의 스포주의🔺
소설을 꿰뚫는 설정으로 '세계의 책'이 있다. 책덕후라면 한 번쯤 꿈꿔봤을 만한 절대적인 책같은 아이템이다. 이 아이템을 얻기 위한 고서 업계가 존재하고, '책사냥꾼'은 의뢰를 받고 책을 찾는 책 버전의 흥신소 직원쯤 되는 사람들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한때 책사냥꾼으로 이름 꽤나 날린, 그리고 그후에는 헌책방 주인으로 살아가는 남자다. 어느날 주인공은 책 업계의 큰손 미도당의 의뢰로 다시 책 사냥에 나서며 일어나는 이야기다.

인상적인 점은 저자가 소설에 등장하는 여러 책들을 흥미롭게 창조해냈다는 점이다. 그러나 나 소설 전반적으로는 부족한 감이 많이 든다. 1억원 고료의 중앙장편문학상 제2회 수상작이라는데 저자 오수완의 필력이 완성되려면 시간이 보다 걸릴 것 같다. 만연체의 문장은 단문에 길들여진 사람으로서 읽기 불편했다. 같은 표현이 하나의 마침표 전에  중복 등장한 문장도 있어서 미숙한 인상이다. 내용적 면에서도 보다 한국적인 책의 도시, 책사냥에 대한 이야기를 전개했다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든다. 


책 마지막에는 저자가 이 소설을 쓰면서 읽은 책목록이 나온다. 예상대로 <꿈꾸는 책들의 도시>도 언급돼 있다.  이 목록에 있는 책 중에서 내가 읽은 건 <꿈꾸는 책들의 도시><탐서주의자의 책>_표정훈_ 두 권 뿐이다.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다. 예를 들어 '서지학'은 책에 대한 책을 읽을때마다 등장하는데 언젠가 관심을 가져볼만한 분야다. 

➤➤인상깊은 문장

윤 선생의 얼굴을 떠올릴 때마다, 그 얼굴을 본문으로 하는 책이 있다면 표지를 얼른 덮어버리고 싶은 기분이 든다. 
책 사냥꾼은늘 또 다른 인격을 준비한다.
구겨진 인상의 사람들
쉬운 길과 어려울 길 중에 어느 길로 가야 할까? 정답은 '가야할 길'이다.
작가는 글의 세계를탐험하고 발굴하는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