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 창간 25주년을 혼자 조용히 축하하는 어느 골방 독자로서 '오늘의 떡밥은 이거다!'라는 심정으로 <'생명공동체'를 추구하는 김종철의 녹색평론>_강준만 을 읽었다. 

강준만은 <녹색평론>의 발행인 김종철을 '한국의 간디'로 비유하며 그가 역설하는 환경 문제에 동의한다. 다만 "김종철은 각자가 중심이 된 '작은 실천'을 강조하고 있지만, 그 확산에 명백한 한계가 있다는 건 이미 충분히 입증된 게 아닌가"라고 지적한다. 동의하는 바이다. 나도 강준만도 김종철의 <녹색평론>이 더 많은 사람에게 읽히고 영향력을 발휘하길 바라는 독자이다. 이를 위해선 '정치'를 부차적인 문제로 다뤄서는 안 된다고 강준만은 말한다. 김종철의 사상이야말로 현시점 인류가 가장 귀 기울여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까닭에 그의 사상과 운동은 보다 '정치적'이어야 한다. 

강준만은 김종철이 과학기술의 통제력에 대해 비관적인 것에도 동의를 표하며, 때문에 다시금 정치적 문제가 열쇠로 떠오른다고 지적한다. 맞는 말이다. 얼마 전 미국 45대 대통령으로 트럼프가 당선되고 일론 머스크의 솔라시티 주가가 떨어졌다는 기사를 봤다. 솔라시티뿐만 아니라 친환경 에너지 관련 상장사들의 주식이 모두 폭락했다. 정치를 등한시하고서는 과학기술이 환경을 위해 힘쓰게 만들 수 없다. 

문제는 실천인데.... 

김종철의 글은 넘쳐나는 텍스트 중 그의 글을 찾아서 읽고 있다는 묘한 자기 위안과 동시에 혼란스러움을 함께 가져다준다. 환경에 대한 김종철의 우려와 인류에 대한 비판적 의식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도 '나도 문제의식을 갖고 있어' 정도의 얄팍한 자기 위로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내 모습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아, 물론 나는 실천을 하기도 한다. 텀블러를 휴대하며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을 최소화하려고 하고 종종 친구들에게 텀블러를 들고 다니라고 말하기도 한다. 에어컨 바람은 엔간해선 피하고 너무 덥다면 선풍기를 튼다. 종이책을 사는 것에 부담 및 죄책감을 느껴 이북으로 책을 읽는 것도 나름의 실천 방안 중 하나다. 매번 실패하긴 했지만 채식주의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실천들은 얄팍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죄책감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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