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복기해보면, 책을 읽을 땐 일이 잘 풀리고 행복했지만 그렇지 않을땐 일도 잘 풀리지 않고 불행했다. (초등학생-중학생 일때는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었다. 고등학생이 되어선 조금 힘들어졌던 기억이 난다. 나는 고등학생 때 불행했다. 대학생이 되어선 참 좋았다. 일을 할 때는 조금 불행했다. 바빠서 책을 많이 읽지 못했으니까.)이 진단이 맞는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가 이 진단에 집착하고 있다는 건 사실이다. 그러니까 이 진단이 맞든 틀리든 내가 그렇게 믿는 이상 나는 그럴 것이다.

요즘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 깊이 진심으로 읽지 못했다. 이러다가 내 삶이 실패 쪽으로 기울면 어떡하나 걱정이 됐다. 걱정보다 더 큰 불안이 몰려왔다. 책을 왕창 사버린 것도 그런 까닭이다.

소설가 김연수는 "나는 내가 도넛과 같은 존재라는 걸 깨닫게 됐다. 빵집 아들로서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의 깨달음이었다. 나는 도넛으로 태어났다. 그 가운데가 채워지면 나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나도 분명 도넛 같은 구석이 있다. 텅 빈 구멍을 메꾸고 싶다. 나 혼자는 안 된다. 타인이 메꿔줄 수 있는 성격의 것도 아니다. 타인은 위험하다. 나는 이 구멍을 책으로 채우기로 했다. 책은 절대 배신을 하지 않으니까.  

그제와 어제, 그리고 오늘. 텅 빈 구멍이 계속 커지는 느낌이 들었다. 내 인생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건 아닌지 하는 불안감이었다. 나는 진통제를 투여하듯 책을 많이 살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을 읽고 있다. 크리스토프의 짧고 간결한 문장이 마음의 안정을 가져다 준다. 다짐한다. 이 책을 꼭 세 번 이상 읽겠다. 나는 나를 절망, 우울감에서 건져주는 책들에게는 감사함의 표시로 꼭 두 번 이상 읽어야 한다. 한 번만 읽는건 안 된다. 

<오바마와 북한> 박건영

<방송 보도를 통해 본 저널리즘의 7가지 문제> 
(방송기자연합회 저널리즘 연구 시리즈 1) 심석태, 이성주 

<나쁜 뉴스의 나라> 조윤호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아고타 크리스토프

<일론 머스크> 애슐리 반스

<비욘드 뉴스> 미첼 스티븐스


<덕후감> 김성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