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완독한 첫 책은 <벤야멘타 하인학교 - 야콥 폰 군텐 이야기>로 로베르트 발저가 쓴 소설이다. 알 듯, 모르겠는 알쏭달쏭한 소설. 낯선 것을 발견했다는 것에 대한 기쁨이나 신선함보다 당혹감이 더 크다. 이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지? 


그러다가 이해의 실마리를 하나 찾았으니, 이 소설이 '반영웅적 소설'이라는 것이다. 도스도예프스키의 <지하생활자의 수기>가 그랬던 것처럼


그리고 오늘 <자유주의>를 읽다가 콩스탕이 쓴 <아돌프> (1816) 역시 반영웅 소설이라는 대목을 발견했다. ("콩스탕은 소설 <아돌프>의 반영웅을 통해서 근원도, 확고한 목표도, 지속적 애착도 없이 오직 자아에 대한 선명하고 구별적인 감각만 갖고 있는 극단적인 표본을 창조해냈다."라는 대목) 


지난해 #디아스포라가 키워드로 떠올랐는데, 올해는 #반영웅인가? 이 키워드가 왜 지금 나한테 말을 거는걸까? 조금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