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전에 부지런을 떨어 가기엔 너무 멀기도 하고
영화제에 별로 관심이 없었기에 내키지 않았지만
'가자'는 말을 세 번쯤 들으니 갈 수밖에 없었던
서울여성독립영화제
막상 다녀오니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단편 4개 작품을 봤다
# 아옹다옹
# 사랑합니다 고객님
# 소금과 호수
# 꼬마이모
<소금과 호수>는 처음에 잘 이해하지 못 한 작품이었다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에서, 써니와의 대화에서
좀 더 잘 (비로소 조금) 이해할 수 있게 됐다
감독이 이런 말을 했다.
"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사람이 창피를 겪는 요즘 -
그렇지 않았으면 해서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주인공을 내세웠다
"
"
외로움이 너무 크면,
나쁜 것으로라도 텅 빈 마음을 채우고 싶은 욕망이 든다
"
"
나아가려하지만 갇혀서 머물러 있는
자신의 욕망을 알지만 미성숙한
"
감독과 배우에게 어떤 씬이 좋았다고 직접 이야기하는 것
감독이 이 이야기를 듣고,
그 씬을 좋아해주고 눈여겨 봐줘서 고맙다고 답해주는 것
좋은 경험이었다
선한 마음을, 고마운 마음을 많이 표현하고 싶다
우연히 친구따라 가게 된 영화제의 출품작 감독에게든
밍기적거리는 나를 이끌고 영화제에 데려간 친구에게든
꼬마이모가 너무 좋았다
그러니까, 영화 속 꼬마이모가 너무 좋았다
현실에서도 꼬마이모일 것 같은 배우도 감독도 너무 좋았다
나도 꼬마이모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도 누군가에게 꼬마이모 같은 사람이 되고싶다는 생각을 하다가
그닥 자신은 없다는 생각을 했다
다큐 <아옹다옹>에서 할머니가
"나는 싸울 줄 모른다"고 말씀하신 것
싸워서 뭐핸, 나는 싸울 줄을 몰라
아직 이름 불려지지 않은 많은 여성들이 있다는 것
'여성영화'로서의 가능성과 한계
영화제 후 지하철에서 요즘 읽고 있는
변영주 감독의 <낮은 목소리2 제작노트>를 폈다
자주상영이라든지
독립영화라든지
다큐멘터리라든지
평소 생각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조금 생각했다
상업영화가 아니기에 감독 개인이 집중하고 싶은 이야기를
더 적극적으로 카메라에 담는 것
그것이 배급-상영되며 다시 사회적인 게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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