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에서 B 일이 일어났다.
B를 접하자마자 속이 미식거렸다. 화가 났다.
B를 다루는 TF팀이 꾸려졌다. 나는 참여하지 않았다. 
속이 미식거렸고 어찌할 바를 몰랐기 때문이다.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바쁜 일상도 한몫 했다. 

TF팀은 또 다른 별도 TF팀을 꾸리기로 결정했다. 지쳤다고 했다. 일을 추진할 새로운 TF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소식을 사무실에서 들었다. 가슴이 빠르게 답답해 졌다. 또 속이 미식거렸고, 화가 났다. 

화가 나 흉포하게 타자를 쳤다. 사무실에 앉아있는데, 할 일이 산적해 있는데 메스꺼움이 나를 휘감았다. 하지만 할 일이 너무 많았다. 혼란할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올해 절반이 지났지만 휴가를 하루도 쓰지 못 했다. 오히려 주말에도 일했다. 자괴감이 몰려왔다. 동료들이 계속 쉬라고 말했다. No라고 말하라고. 나는 내가 No라고 말하지 못해서, 일을 거절하지 못 해서, 스스로를 피로로 내몰고 억울한 감정이 드는 어리석음의 굴레에 빠졌다는, 죄책감이 들었다. 하지만 계속 늦어지는 일의 타임라인은 더한 죄책감으로 이어질 것 같다. 

죄책감이 든다. 
피로하다.
쉬고싶다.


새로운 TF에 합류하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망설여졌다. 너무 바쁘고 쉬지 못해 억울한 마음이 계속 드는 요즘, 또 일을 해도 될까라는 의문에서다. 하지만 A의 동료들이 지쳤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이 일을 하지 않으면 또 죄책감이 들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곧 더 바빠지고, 심적으로 더 힘들어질 것 같다. TF일를 잘 해내지 못하면 죄책감이 들지도 모르겠다. 

죄책감은 느끼고 싶지 않은데 
억울한 마음도 
피로도 
잘 할 자신이 엄청 있지도 않다 

그렇기에 스스로를 더 일로 내몰겠지 
못 하진 않아야 하니까 

피로하다 
오늘은 휴일이지만 
머릿속에 할 일이 떠지 않는다 

피로하다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