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그 자체로 압권인 문학들이 있다. 문학 텍스트의 주제, 플롯, 문체 등 요소도 뛰어나지만, 책을 덮고 계속 캐릭터를 생각하게 하는 그런 작품들. 이런 문학 속 캐릭터로 특별전을 기획하는 상상을 해보았다.
이방인의 뫼르소에게 전시회 가장 좋은 자리를 내주고 싶다. 호밀밭의 파수꾼의 홀든에게도 한자리 줘야겠다. 인간실격의 요조, 너무 시끄러운 고독의 한탸도 홀든 옆에 세워야지.
여기까지 구상하고 문득 든 생각. 캐릭터들이 모두 남자다. 그리고 한탸를 빼곤 모두 내가 10대 때 만난 캐릭터들이다.
이에 꼬리를 물고 든 생각들.
- 내가 10대 이후 문학 읽기를 게을리 한 까닭일까
- 혹은 머리가 굵어져선 이전만큼 감흥을 잘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서일까. 후자라면 너무 슬픈데
- 캐릭터들이 모두 남자인 것에 대해서는 : 이런 나의 독서 경험이 평균적인 것일까, 혹은 나의 독서 경험이 치우친 까닭일까.
1 Comments
위 캐릭터들을 만났을 때(읽었을 때) 드는 생각들은 이런 것이다. 나는 뫼르소와 홀든과 요조와 한탸랑 닮았나. 이들을 만난다면 나는 어떻게 반응할까. 거리를 둘까 못내 엮이도 말까. 엮인다면 어떻게? 왜 현실에선 이들만큼 흥미를 끄는 이가 없을까? 현실 사람들을 텍스트 속 인물들만큼 잘 읽어내지 못하는 나의 부족함일까? 이 캐릭터들을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하지? (그나마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지점이 저자이기에, 저자의 다른 텍스크로 빠지게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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