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도르 아도르노, 계명의 변증법>을 읽으며 메모한 것들

"이상주의는 급진화를 배태할 수 있다." 

"그리고 아도르노는 독일 이상주의 철학을 토대로 자본주의가 공동체와 개인을 소멸시킨다는 이론을 정립해 나가던 사상가였다. 이런 관점으로 보면 아도르노의 죽음과 68운동의 급진화는 각자의 메커니즘에 따라 움직였으나 결국 맞부딪히는 운명의 궤도를 달려온 두 '사건'이 된다."

"이론과 실천의 패러다임"

"아도르노 생전은 물론 오늘날까지 '비판이론'으로 통칭되는 아도르노 그리고 프랑크푸르트학파 1세대의 사상은 무언가 '앞뒤가 안 맞는' 혹은 이론적으로 '엘리트주의적인' 편향을 지니는 사상으로 분류되는 굴절도 있었다. 

"자신들의 '행동주의'에 거리를 두려는 스승을 비난하면서 학생들이 자신들의 행동주의는 스승의 이론에 대한 실천적 응답이라는 논리를 전개하자, 스승은 '나는 내 책을 읽은 학생들이 화염병을 들고 시가전을 벌이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응수했다. 

"여전히 오늘날에도 이론과 실천의 비분리 원칙은 이론의 정직성과 수미일관성을 판단하는 시금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이 사실이다."


"저자들은 처음부터 일반적 흐름에 거스르는 발상으로 책 쓰기를 시작하였는데, 다음과 같은 언명이 대표적이다."


"소유 관계를 재편하지 않고 생산력 증대를 통해 국가와 사회를 구성한다는 패러다임이 주도하고 있는 이상, 인류가 소망하는 자유롭고 평등한 세상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런데 이 유산의 정수는 바로 '돌파력'에 있다. 실현가능성을 고려하여 현실을 분석하고 그 분석 결과에 맞게 지금을 재구성하는 '경험주의'가 아니라 현실적으로 전혀 가능하지 않음을 직시하는 힘이 바로 그 불가능성을 뛰어넘는 힘이 되도록 하는 '이상주의' 전통을 일궈 온 사유 방식인데, 이 '독일적' 전통에 한국의 인문공론장은 현재 그다지 주목하지 않고 있다." 

"합리주의적 계몽주의자 볼테르"

"'변증법'이라는 용어를 제목으로 선택한 저자들의 의도는 명확하다. 계몽하면 곧바로 더 나은 삶을 영위할 줄 알았는데 덧없는 현실이 계속될 뿐임을 한탄하거나 혹은 분석 능력으로 공들여 해명한 객관적 사실이 거듭 허위로 판명되는 미망을 탄핵하는 데 그칠 수 없음을 각성시키기 위함이다." 

"변증법은 덧없음과 미망을 다시 전복의 동력으로 돌려세운다." 

미망 : 사리에 어두워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맴또는 그런 상태.

"그 암울한 '경험적' 한계는 경험가능성 '바깥'을 사유하도록 추동할 것이다. 인간은 얼마든지 현실 너머의 '다른' 세계를 표상할 수 있고, 그 열린 세계로 나아갈 방도를 찾아낼 수 있는 존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