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종종 친구들에게 혹은 남자친구에게 내 아픔을 꺼내보였다. 때론 위로를 받았고 때론 나도, 상대방도 서툴기만한 말을 주고받다 대화가 끝난 적도 있었다. 내 아픔을 꺼내보인 만큼, 남의 아픔에도 관심 있었다.

하지만 내 마음을 보여줬던 관계들은 이제 완벽한 과거가 되었고 나는 어느 순간부터 더는 내 아픔을 남에게 이야기하지 않는다. 남의 아픔을 궁금해하지도 않는다. 궁상 떨 것도, 자의식 과잉으로 남을 피곤하게 할 이유도 없다는 걸 알게됐기 때문이다. 

난 좀더 세련된 사람이 됐고 딱 그만큼 늙어버렸다. 요즘 부쩍 늙었다는 것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