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알렌(Victoria Arlen)이 쓴 <LOCKED IN>을 읽었다. 

흔히 말하는 '기적적인' 이야기다. 그런데도 삐딱하게 읽히는 구석이 있으니 나는 꼬인대로 꼬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빅토리아의 이야기는 이렇다. 그는 11살일 때 알 수 없는 이유로 몸이 마비되기 시작해 식물인간 상태로 자기 안에 갇혀 지냈다. 무려 4년 동안. 무의식 상태였던 게 아니라 의식은 있는데 말 그대로 자신의 몸에 갇혀 지낸 세월이 4년이다.

그러던 어느날, 빅토리아가 깨어났다. 그후 음식을 삼키는 법, 손에 물건을 쥐는 요령 등 일상의 모든 부분을 다시 배워야 했다. 대부분 잘 해냈지만, 하반신 마비로 걸을 수는 없었다. 빅토리아의 가족은 그를 위해 헌신 & 전폭적인 서포트를 했고 빅토리아 역시 갇혀 지내야했던 지난 4년의 세월을 보상받으려는듯 열정적으로 삶에 뛰어들었다. 

그 결과 그가 이뤄낸 것들은 이런 것들이다. 

- 장애인 올림픽 수영 종목 금메달 
- 많은 의료진의 비관적인 예상에도 불구하고 다시 걷게 됨 
- 방송 경력이 전무한 상태에서 매우 이례적으로, 또 최연소로 스포츠 방송 호스트로 취직
- 2017년 Dancing with the Stars 프로그램에서 발끝 휘날리게 댄스 





자신이 겪은 역경과 이를 극복하는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쉽게 잘 썼다. 분명 감동적인 이야기라 할 만 하다. 하지만 그닥 감동적이지 않았던 이유는 이런 것들 때문이다. 

- 지나치다싶은 자기연민. (아 나는 자기연민이 싫다. 내가 자기연민이 중증이기 때문이다. 그런 내 모습이 싫고, 나의 이런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서 보는 것도 싫다.)  '그 어린 소녀 빅토리아가 겪었던 고난들이 떠올라 작은 빅토리아가 너무도 불쌍했다'라며 자신의 이야기를 3인칭으로 서술하는 게 두 번째 반복되자 나도 모르게 눈살이 찌푸려졌다. 마음이 걍팍해서 그만.

- 얼렁뚱땅 설명하고 넘어가는 느낌적인 느낌이라 이건 상대방 입장도 들어봐야겠는데? 싶은 모먼트들. <Locked In>은 빅토리아가 자신의 이야기를 쓴 자전적 이야기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빅토리아의 서술로 채워져 있다. 그래서인지 '진짜 그랬을까?' 싶은 구석들이 있다. 가령 빅토리아가 위원회의 결정으로 장애인 올림픽 수영 팀 대항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부분이 그렇다. 빅토리아 이야기만 들으면 위원회 측은 너무도 부당하게 출전 금지 명령을 내렸을 뿐더러 그 이유를 제대로 설명해주지도 않았다. 그런데 실은 그저 빅토리아가 위원회가 내놓은 이유를 받아들이지 못해 자의적으로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다'라고 얼렁뚱땅 써놓은건 아닐까?  실제로 이로부터 몇 년 후 빅토리아는 다시 걸을 수 있게 됐으니 '하반신이 영구적으로 마비되지 않았다'라는 위원회의 당시 판단은 맞는 것이었다. 이외에도 이런 부분이 몇 부분 눈에 들어왔다. 너무 검증하려 드는 습관과 더불어, 내 마음이 걍팍해서 그만. 

- 너무 하느님을 찾아서 불편해져버림. 빅토리아는 책 구석구석에서 God을 찾는다. 신께 원망하고 기대고 감사한다. 모태 신앙이지만 너무 신을 찾는 이야기는 식상하고 오그라든다. 역시 내 마음이 걍팍해서 그만. 

걍팍한 마음은 접어두고, 전반적으로 Try Again 하라는 내용이었다. 


The best is yet to c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