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2018년 5월 31일)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블록체인과 미디어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를 했습니다.
발표 내용과 이후 여러 선생님들과 대화하며 추가로 얻은 정보와 생각들을 이 글에 정리합니다. 아직 고민해야 할 점이 아주 많습니다. 이 글의 성격은 '제가 요즘 이런 데 빠져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정도가 되겠네요.
※ 주의 ※
대학 다닐 때 미처 ppt 제작 능력을 기르지 못함
의식의 흐름대로 써 내려감
대학 다닐 때 미처 ppt 제작 능력을 기르지 못함
의식의 흐름대로 써 내려감
그럼 시작합니다! 편의상 본문은 반말로 작성하겠습니다.
블록체인X미디어를 상상하는 접근법은 여러가지다. 블록체인 기술에서 시작할 수도 있고 미디어 생태계의 문제점을 진단하는 것에서 시작할 수도 있다. 미디어의 문제점을 콘텐츠의 생산-유통-소비 관점에서 짚고 이에 대한 블록체인 기반 솔루션을 모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일단 이 글에서는 재단 발표 내용을 주로 정리한다.
블록체인 취재 기자로서, 내 최대 관심사는 블록체인과 저널리즘적 상상력이다. 구체적으로는 '블록체인 기술이 저널리즘에 기여할 수 있을까?' '현행 취재·보도 과정을 개선할 수 있을까?' '가짜뉴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마리를 블록체인 기술에서 찾아볼 수 있진 않을까?' '토큰경제에 연계된 보상 시스템으로 집단지성이 참여하는 팩트체크 시장을 돌릴 수 있진 않을까?' '토큰경제 모델이 기자-독자 간 커뮤니케이션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수 있진 않을까?' 등이 궁금하다.
그래서 '블록체인과 미디어'라는 주제 중에서도 가장 집중하고 싶은 '블록체인과 뉴스 미디어'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하고 추후 블록체인과 미디어를 짚어보고자 한다.
| 자료 출처 : BIS 한화투자증권
일단 블록체인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자. (나는 개발자가 아니다. 때문에 기술적으로 틀린 부분이 있다면 지적해달라)
블록체인은 중개인, 즉 미들맨 없이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기술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블록체인 등장 전까지 우리는 온라인에서 누군가와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하여간 어떤 거래(트랜잭션)를 할 때 상대방을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중간에 신뢰를 담보해줄 중개자를 세웠다. 이 중개자가 중간에서 거래 장부(원장)를 관리해줬다. 이 중개자는 나도 너도, 철수도 영희도 믿을 수 있는 존재여야 한다. 그래서 대개 중앙집중적인 성격을 갖는다. 온라인을 통한 금융 거래에서라면 이 중개자는 '중앙은행'이 되겠다.
그런데 예전부터 쭉 - 중개자를 없애려는 욕망이 있었다. 일단 중개자가 있으면 중간 단계가 하나 더 생기는 것이기에 시간도 더 오래 걸리고 중개 수수료도 발생한다. 게다가 권력과 영향력이 집중된 제3자가 있다는 게 마냥 유쾌하지도 않다.
하지만 우리는 오랫동안 중개인을 없앨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러다가 블록체인 기술이 등장하며 이 문제가 풀렸다.
블록체인 기술은 기술 레벨에서 신뢰를 담보한다. trustless라고 한다. 상대방이 믿을 만한 사람인지 고민하고 신뢰성을 확인하기 위해 골머리 썩을 필요가 없다. 기술적으로 신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블록체인이 어떻게 신뢰를 담보하는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이렇다. 같은 거래 장부에 네트워크에서 일어나는 모든 거래 기록을 기록한다. 그리고 네트워크 참여자들이 다 같이 공증한다. 이를 분산원장 시스템이라고 한다.
이를 네트워크 망에서 표현하자면 이런 그림이 나온다.
알다시피 분산화된 시스템은 원래 있었다. 분산 DB(데이터베이스)가 등장한 지 꽤 됐으니까. 새로운! 그래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건 탈중앙화이다.
이더리움을 만든 비탈릭 부테린은 이런 말을 했다.
참고로 비탈릭 부테린은 블록체인 업계 사람들 중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사이트에서 연속 1위를 달리고 있는 사람이다.
비탈릭 부테린이 블록체인의 본질로 꼽은 '탈중앙화'를 좀 들여다보자. 탈중앙화는 다음 3가지 의미를 가진다.
첫 번째; 검열 저항성. 검열 저항성은 중단할 수 없다는 뜻이다. 블록체인에서 A라는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계약이 이행된다. 조건을 적어놓은 것을 스마트 계약이라고 하는데 스마트 계약은 기술 레벨에서 프로그램에 의해 이행되기 때문에 중단할 수 없다. (feat. code is law)
두 번째; 비가역성이다. 한 번 거래가 이행되면 되돌릴 수 없고 위·변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뜻한다.
세 번째; 투명성이다. 분산 원장은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다. 투명하게 공개돼 있다.
정리해보자. 블록체인의 본질은 탈중앙화이고, 탈중앙화는 ▲검열 저항성 ▲비가역성 ▲투명성을 가진다. 블록체인과 (뉴스) 미디어의 케미를 이 블록체인의 특성에서부터 생각해보자.
하나씩 짚어보자. 먼저 검열 저항성과 뉴스 미디어 | 당연히 '그린라이트'다.
현재 언론 활동에 검열로 작용하는 요소들은 여러가지다. 광고주로 대표되는 시장 권력, 정치 권력, 언론사주 등. 유통망을 쥐고 있는 거대 포털과 페이스북 같은 IT 플랫폼 사업자도 기자-독자 사이에 존재하는 거대한 미들맨이다. 이들은 저널리즘을 해치는 요소다.
다음으로 비가역성, 투명성과 미디어 | 글쎄, 잘 모르겠다. 언론 활동을 단순히 '정보의 기록'으로 치환한다면 위·변조 불가능한 상태로 정보를 기록하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다. 하지만 현실은 훨씬 복잡하다.
블록체인은 '진본성'만을 보장한다. 그리고 진본성은 사실, 나아가 진실과 전혀 다른 문제다. 블록체인에 담기는 내용(데이터)이 애초에 잘못된 상황을 상상해보자. 이를 수정할 수 없고 더구나 이것을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다는 것은 큰 문제다. 언론 활동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얼마 전 한 개발자가 판문점 선언을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록했다.
역사적인 선언문이 위·변조 불가능한 블록체인에 기록한 것은 근사한 퍼포먼스다. 그런데, 만약 판문점 선언이 아닌 악의적인 뉴스, 피해를 야기하는 정보, 가짜뉴스 등이 이더리움에 기록됐다면? 언론 활동에 치명적인 문제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블록체인의 기술적인 특징과 미디어, 저널리즘이 '환상의 케미'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모든 건 개념적으로 따진 것이다. 더구나 블록체인 자체의 core value보다는 '토큰경제 모델'에 따른 인센티브 시스템에 주목하는 시도도 많다. 아무튼 요는 이것이다. 모든 궁금증에 대한 실제적 해답은 '실천'의 영역에서 나온다는 것.
그러니 사례를 살펴보자.
사례 1. 시빌(Civil)
시빌은 내가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프로젝트다. 사실 나 자신도 시빌 뉴스룸에 지원했다. (지원서가 잘 접수됐다는 메시지 이외 아직 피드백이 없는 게 함정..........)
시빌은 '우리의 미션은 저널리즘이야!'라고 선언한다. 2016년 말 미국에서 시작됐고 2018년 6월 11일 두 개의 뉴스룸, SLUDGE, DOCUMENTED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6월 14일 팟캐스트 ZIGZAG가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빌은 기존 뉴스 생태계에서 기자-독자 사이에 존재하는 미들맨을 없애려는 프로젝트다. 핵심은 수익 구조를 잠식한 광고 모델을 블록체인 가진 뉴스 마켓 플레이스로 대체하겠다는 것. 시빌은 지속가능하고 독립적인 언론 활동을 위해서는 새로운 뉴스 구독 모델이 필요하다고 봤고, 토큰경제가 여기에 적합하다고 봤다.
토큰경제는 뉴스 생산의 탈중앙화도 이룬다. 시빌에서 활동하는 기자 집단을 '뉴스룸'이라고 부르는데 어떤 뉴스룸이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지는 시빌 토큰(CVL_아직 발행 안 됨)을 가진 커뮤니티 참여자들이 정한다. 토큰 큐레이티드 레지스트리(TCR) 모델을 차용해 토큰 보유자들이 투표를 통해 뉴스룸의 출범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2가지 함의를 가진다. '퀄리티 저널리즘'을 위한 장치이자, 뉴스룸 출범 여부를 결정하는 단계에서부터 커뮤니티 참가자들이 참여하는 탈중앙화 방식이라는 것이다.
한국에서 기자가 되려면 일명 '언론고시'라고 불리는 언론사 입사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고시가 아님에도 고시라고 불리는 이유는 이 관문을 통과하기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 관문을 뚫고 기자가 되는 사람은 대부분 상위권 대학을 나온 중산층 이상의...동종의 인간군을 이룬다. 그리고 이들이 생산하는 기사가 사회 여론을 형성하게 된다.
그동안 논술 시험 위주인 현 언론사 입사 시험 시스템에 여러 문제가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유지되는 이유는 '이 방식이 그나마 공정하고 저널리즘의 질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는 것이다.
시빌의 TCR 방식이 국내 언론사 입사 시험보다 퀄리티 저널리즘에 적합할지, 더 효율적인 방법일지는 두고 봐야 한다. 하지만 커뮤니티의 지지를 받아 기자가 되는 방법에 관심이 간다. (물론 지금도 미디어 스타트업을 차리면 기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시빌의 사례처럼 근간을 이루는 저널리즘 강령, 즉 시빌 헌법을 통해 검증받는 절차는 없다.)
주저리주저리 얘기가 길어졌는데 시빌 뉴스룸 랜딩 페이지를 소개하자면 아래와 같다.
| 2018년 6월 26일 sludge 첫 페이지 갈무리 (출처 : sludge 홈페이지)
사실 좀 더 특별한 랜딩 페이지를 기대했었다. 지난해 시빌이 홈페이지에 띄웠던 컨셉 이미지가 아래와 같았기 때문이다. 쏘 힙-
위 이미지는 시빌 홈페이지가 개편되기 이전에 홈페이지에 올라왔던 것인데, 당시 시빌은 '서비스로서의 팩트 체킹'(Fact Checking As A Service), 뉴스 팁, (기자) 평판 조회, 필터버블을 방지하기 위한 투광조명 등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어쩐지 현재 베타 버전인 시빌 헌법에는 이런 내용이 잘 안 보인다.
나는 위 서비스들 하나하나에 열광했다. 하나만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 소수의 전문적인 인력이 아닌 집단지성이 참여하는 팩트체킹의 가능성이 궁금하다. 최근 니먼랩에서 낸 아티클 'Can crowdsourcing scale fact-checking up, up, up? Probably not, and here's why'을 읽고 다소 의기소침해지긴 했지만... 이 글에선 인센티브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다. 시빌이 제시했던 서비스로서의 팩트 체킹은 팩트 체킹 활동에 대해 토큰으로 보상하는 모델이다. 즉 경제적 보상을 줄 수 있는 토큰경제 모델을 만들어 '보조 시장'을 돌리겠다는 것이다. 이게 구현되면 가짜뉴스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시빌은 곧 자체 암호화폐 CVL 토큰을 발행할 예정이다. 아직 토큰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서비스를 하고 있는 3개의 뉴스룸은 미 달러로 펀딩을 받고 있다. CVL 토큰이 발행되면 나의 시빌 뉴스룸 론칭 프로젝트에도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정리를 좀 하자면, 나는 시빌 프로젝트를 좋아한다. 그래서 직접 참여도 해보고 싶은 것이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의 대전제는 '사람들이 뉴스 콘텐츠에 돈을 낼 것이다'인데 이 전제가 녹록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에서는 뉴스를 돈 주고 구독하는 사람이 미국보다 적다. 그래서 그런지 언론재단 발표를 들어주신 기자분 중 한 분은 "블록체인 뉴스 플랫폼이 아직은 가까운 미래의 일로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셨다.
시빌이 없애고 싶은 미들맨은 분명하다. '광고'다. 그런데 뉴스 콘텐츠 자체가 블록체인에 저장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홈페이지에는 '블록체인을 통해 출고된다'라고 설명돼 있는데 이게 블록체인에 콘텐츠를 저장하겠다는 것일까? 그렇다면 효율성 및 속도 등 기술적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비가역성, 투명성에 따른 문제가 발생한다. (나중에 시빌에 물어봐야 할 것으로 킵)
DNN 역시 미국에서 시작된 프로젝트다. DNN 팀은 지난 미국 대선 당시 가짜뉴스가 판치는 모습과 거대 미디어 권력이 주도하는 편향된 보도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레딧(reddit)에 밝혔다. (레딧 페이지는 이곳을 클릭)
때문에 DNN은 정치 뉴스에 집중해 사실에 기반한 편향되지 않은 뉴스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SNS에서 만연한 필터버블을 붕괴시키겠다는 것도 DNN이 내건 목표다.
DNN 역시 토큰경제에 기반한 '보상 시스템'에 주목한다. 뉴스룸이 통과돼야 뉴스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시빌과 달리 DNN에는 누구나 일련의 과정을 통해 뉴스를 올릴 수 있다. 일련의 과정이란 뉴스 출고 여부가 결정되는 과정을 뜻한다.
좀 더 들여다보자. DNN에는 4종류의 참여자가 있다. 리포터, 리뷰어, 독자 그리고 퍼블리셔다. 누구나 리포터로서 기사를 써낼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콘텐츠가 출고되는 것은 아니다. 출고 요청을 넣으면 임의로 지정된 익명의 리뷰어 7명의 검토를 거쳐 과반수의 '출고 찬성'을 확보해야 한다. 리뷰어는 토큰경제 모델로 선정된다. 이들은 기사를 수정할 수 없고 출고 찬성/반대 의견만 제출할 수 없다. 리뷰어들은 서로를 모르기 때문에 담합할 수 없다.
DNN이 흥미로운 점은 기사가 출고되는 방식을 탈중앙화했다는 점이다. 기존 언론사에서 리뷰어 역할을 하는 이는 데스크다. 데스크는 오랜 경력과 인사이트로 평기자에게 좋은 지시를 내리기도 하지만, 부당한 지시를 내리거나 여러 이해관계나 감정적 이유로 부당한 지시를 내리거나 최악의 경우 기사 출고를 막을 수도 있다. DNN은 출고 권한을 탈중앙화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다만, 현직 기자로서 드는 의문점들은 많다. 만약 내가 중요한 '단독' 기사를 썼는데 그 기사 출고 여부를 일면식 없는 리뷰어의 손에 맡길 수 있느냐는 문제가 있다. 기자 멘탈리티로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그 리뷰어가 나의 단독을 가로챌 수도 있는 것 아닌가? 부터 시작해 온갖 걱정이 든다.
곧 데모 버전이 출시될 예정이라니 계속 지켜보자.
여기서부터는 발표 당시 몰라서 나누지 못했던 다른 블록체인 X 저널리즘 시도들이다. 한국외대 유경한 교수님의 강의에서 알게 된 프로젝트들을 간략 정리한다.
사례 3. 프레스 코인(PressCoin)
프레스코인은 인도 프로젝트다. 저널리즘의 위기가 민주주의의 위기로 이어진다고 진단하고 블록체인으로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독립 언론 미디어를 위해 만들어졌다. 6월 초 플래그십 플랫폼 '넥스트일렉션'의 베타 버전을 출시했는데 플랫폼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선거구'를 선택해야 한다. 인도 국민에게만 제공되는지 인도 옵션밖에 없다. 플랫폼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 정치/선거/정책 뉴스에 집중한다.
사례 4. 멀트라(MulTra)
멀트라는 뉴스 에그리게이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독일 프로젝트다. 블록체인으로 구동되며 인공지능(AI)을 사용해 개인화된 뉴스를 제시한다.
멀트라는 사용자가 뉴스를 읽으면 토큰(MTT)으로 보상을 제공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음악, 영화 등 다른 콘텐츠 산업에서는 구독 모델이 작동하는 반면 '뉴스'에서는 구독 모델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돈 내고 뉴스를 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뉴스를 읽으면 보상을 주겠다는 역발상이 돋보인다.
사례 5. 트라이브(Trive)
트라이브가 해결하려는 문제 역시 '가짜뉴스'다. 트라이브 백서는 "트라이브는 한 달 1달러로 가짜뉴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내쉬 균형' 이론에 따른 보상 구조를 만들었다고 한다. 구체적인 방법론으로 '인간 스워밍(Human Swarming)'을 제시하는데 swarm은 새, 물고기, 개미 등이 무리를 지어 행동하며 일종의 집단지성, 지혜를 발휘하는 것을 뜻한다.
| 출처=픽사베이
트라이브 작동 방법은 아래 이미지로 대체한다.
그런데 아직도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이 있을까? (사람들은 긴 글을 잘 읽지 않는다.)
만약 있다면 묻고 싶다. 여기까지 읽고 어떤 생각이 드나요?
내 경우 대부분 프로젝트가 '가짜뉴스' 문제에 집중한다는 것이 새삼 재밌었고, 그 접근 방법이 비슷한 듯 조금씩 다른 게 흥미로웠다. 한편으론 언론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을 뼈아프게 절감한 대목이기도 하다. 또 대부분 '토큰경제 모델'에 집중한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고 생각했다.
혹자는 토큰 이코노미에 부정적이다. ICO로 자금을 끌어드리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
나는 잘 만들어진 토큰경제 모델이 '참여 저널리즘(engaged journalism)'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뉴스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시대 지났다. 독자와 적극적으로 스킨십하는 기자, 언론사만이 미래에 살아남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토큰경제 모델에 관심이 많고 위 프로젝트들의 토큰 이코노미를 하나씩 살펴볼 계획이다.
남는 질문들
남는 질문들을 짚어보자.
먼저 지금까지 살펴본 프로젝트들은 모두 새로 시작되는 프로젝트들이다. 그런데 기존 언론사가 블록체인을 도입한다면 어떤 모습일까? 퍼블릭 블록체인을 채택할까?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할까? 리버스ICO를 할까? SMT를 고려할까? 등. 사실 질문은 끝이 없다. 블록체인은 정말 '가짜뉴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이런 궁금증은 차차 알아가는 것으로!
이제 블록체인X저널리즘은 이쯤하고 블록체인X미디어를 살펴봐야 한다. 많은 사람이 블록체인 기반 미디어에 더 관심이 많다. 스팀잇만 해도 블록체인 기반 미디어이지, 뉴스 미디어는 아니다. 하지만 물론 이 미디어에 '뉴스 콘텐츠'가 담길 수는 있다. 때문에 다음 글에서는 블록체인 기반 미디어 프로젝트들 살펴보고, 이 프로젝트에서 콘텐츠의 한 종류로서 뉴스 콘텐츠의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블록체인 기반 저널리즘을 상상하는 또 다른 접근법은 뉴스 콘텐츠를 따로 떼어 생각하는 것이 아닌, 콘텐츠의 한 종류로 접근하는 방법이다. ‘블록체인과 미디어, 나아가 저널리즘적 상상력 (1)’에서 살펴본 케이스들에 대해 접근성(accessibility)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콘텐츠를 ‘뉴스’로 한정하고 ‘저널리즘’을 미션으로 가져가는 순간, 콘텐츠 생산자로 참여하는 데 어떤 방식으로든 진입 장벽이 마련되는데 이 점이 네트워크에 콘텐츠 제작자로 참여하는 데 대한 접근성을 저해한다는 것이다. 접근성과 확장성은 네트워크의 진입 장벽을 최대한으로 낮추는 방식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블록체인 기반 미디어’가 ‘블록체인 기반 뉴스 미디어’보다 접근성과 확장성이 뛰어나다고 예측할 수 있다.
지금부터 블록체인과 미디어의 가능성을 점치고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 뉴스 콘텐츠가 이 새로운 미디어에 담길 수 있는지, 나아가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헤아려보자.
1. 기존 미디어 생태계
먼저 오늘날 미디어 생태계를 짚어보자. 디지털 기술은 대중을 콘텐츠 프로슈머로 만들었다. 개인은 더이상 단순 콘텐츠 소비자로 머물지 않는다. 누구든 손쉽게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1인 크리에이터의 시대다. 하지만 콘텐츠가 담겨 유통되는 그릇, 즉 '미디어'의 권력은 여전히 독점 구조 아래 있다.
미디어 권력을 쥐고 있는 이는 메가 플랫폼이다. 페이스북 등 SNS,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 유튜브 등이 메가 플랫폼에 해당한다. 이들의 대개 서비스를 무료로 운영한다. 비즈니스 모델은 뒤에 숨겨져 있다. 무료 서비스(=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 모인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해 이를 바탕으로 개인화된 광고를 집행하는 등 방법이다. 이 같은 수익 모델의 근본은 사용자들이 만들어내는 콘텐츠와 콘텐츠를 둘러싼 상호작용(데이터)이다. 하지만 수익은 사용자에게 분배되지 않는다.
정리하자면, 디지털 기술은 미디어 진입 장벽을 낮췄고 대중은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어 미디어가 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여전히 이 콘텐츠가 유통되는 네트워크는 소수 거대 플랫폼이 독점하고 있다. 수익 분배 역시 유통망을 쥐고 있는 플랫폼들에 유리한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등장한 것이 블록체인 기반 미디어다.
2. 블록체인 미디어의 등장
(1) 스팀잇
2016년 블록체인 기반 미디어, '스팀잇'(Steemit)이 등장했다. 스팀잇은 그래핀 2.0(graphene 2.0) 엔진 위에 구동되는 블로그 서비스다.
스팀잇은 아직 '베타 버전' 딱지도 떼지 않은 서비스다. 스팀잇의 UX/UI는 베타 딱지에 꼭 어울리게 어설프다. 그런데도 날이 사용자가 늘어 100만 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했다.
사람들이 스팀잇에 주목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콘텐츠 생산자에게 '보상'을 제공하기 때문. 페이스북, 레딧, 브런치, 네이버 블로그 등 우리가 흔히 쓰는 미디어 플랫폼은 콘텐츠 생산에 대해 경제적인 보상을 제공하지 않는다. 사용자들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콘텐츠를 생산하고 다른 사용자와 교류하며 플랫폼을 키우지만, 이에 따른 이익은 플랫폼 사업자와 초기 투자 주주들에게 돌아갈 뿐이다.
스팀잇은 다르다. 스팀잇에서 하는 모든 활동은 암호화폐로 보상받을 수 있다. 스팀잇의 보상 시스템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팀잇의 ‘토큰경제’(token economy) 모델을 이해해야 한다. 스팀잇의 토큰경제는 ▲스팀(STEEM) ▲스팀파워(SP) ▲스팀달러(SD) 등 세 종류의 암호화폐가 상호작용하도록 설계돼 있는데 지금까지 나온 블록체인 서비스들 중 잘 설계된 토큰경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토큰경제에 대해 더 알아보자. 토큰경제는 ‘토큰’이라는 경제적 보상을 통해 ‘우연성’을 관리하는 것이다. 설계자는 토큰경제 네트워크 참여자가 하길 바라는, 혹은 하지 않길 바라는 특정 행동을 정하고 이를 유인하기 위한 토큰 분배를 설계한다. 잘 설계된 토큰경제 모델은 (1) 발행된 토큰이 잘 유통되고 (2) 그 가치(=price)가 인위적인 조작 없이 상승 곡선을 그리도록 우연성을 관리한다.
많은 사람들이 스팀잇의 토큰경제 모델을 연구한다. 스팀잇 이후 나오는 블록체인 기반 미디어들은 스팀잇 백서에 나오는 토큰경제 모델을 살뜰히 연구해 더 나은 설계를 꾀할 가능성이 크다.
암호화폐에 최적화된 토큰경제 모델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다. 혹자는 토큰경제가 ICO를 하기 위한 술수에 불과하다는 미심쩍은 눈초리를 보내기도 하지만, 나는 토큰경제가 미디어 사용자의 engagement를 높이는 방법으로 유의미하다고 본다.
1, 2년 이내 토큰경제 모델의 체계화, 유형화가 일어날 것
같다. 스팀잇 모델을 초석으로, 미디어 분야 토큰경제 모델의 체계화 및 유형화가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같다. 스팀잇 모델을 초석으로, 미디어 분야 토큰경제 모델의 체계화 및 유형화가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아직까지 스팀잇을 ‘성공 사례’로 판단하기엔 부족한 점이 많다. 여러 문제점들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문제점들은 크게 (1)고래들이 좌우하는 생태계 (2) 뉴비들이 정착하기 어려운 높은 문턱 (3) 영향력 높은 고래의 글을 추천하는 게 더 이득이라는 점 (4) 글의 박제성 (5) 이에 따른 잊힐 권리의 부재 등 5 가지이다. 위 지점들 중 특히 4번과 5번은 ‘뉴스 콘텐츠’에 치명적이다.
그런데 최근 스팀잇 버전이 업그레이드 돼 7일이 지난 글도 수정(편집)할 수 있게 됐다.
(2) 스마트미디어토큰(SMT)
스팀잇 개발팀은 스마트미디어토큰(SMT)를 개발 중이다. SMT는 일종의 토큰 프로토콜로, 누구나 스팀 위에서 구현되는 자체 토큰을 발행할 수 있게 한다.
SMT로 만들어지는 토큰경제는 programmable economy라기보다 기존 설정을 변경하는 configurable economy에 가깝다. programmable economy를 구현하는 데 들이는 노력과 비용을 서비스 품질 및 역량에 투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configurable함은 이용이 편리하지만, 동시에 완전히 새로운 컨셉을 적용하는 데 필요한 복잡한 스마트 컨트랙트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SMT 기반 서비스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애픽스(APPICS)다. 애픽스는 쉽게 말해 블록체인 기반 ‘인스타그램’이다. 스팀잇이 ‘텍스트’ 기반 콘텐츠에 최적화된 서비스인 것과 달리 애픽스는 이미지, 비디오 콘텐츠에 최적화됐다. XAP라는 SMT 토큰을 발행한다.
애픽스의 면면을 살펴보면, 스팀잇에서 제기됐던 문제점들을 개선하려는 흔적들이 엿보인다. 대표적인 것이 ‘어뷰징’ 문제에 대한 접근이다. 애픽스는 '중재자'를 통해 어뷰징을 거른다. 또 한 사람이 여러 계정을 만드는 '다중 계정 생성'을 막기 위해 기존 SNS(페이스북)과의 연동, 구글 리캡차, 핸드폰 인증, 이메일 인증 등 여러 방법을 통해 계정의 진짜 여부를 확인한다.
스팀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다음 사례로 넘어가 보자.
(3) TTC 프로토콜
블록체인 미디어 사례 두 번째는 TTC이다. 토큰 이름도 TTC이다.
TTC에서 사용자가 보상을 받는 유형은 세 가지다.
첫째 콘텐츠 보상. 고급 콘텐츠를 제작한 사용자와 좋아요, 댓글, 공유 및 신고 기능으로 콘텐츠와 상호 작용한 사용자에게 지급된다.
둘째, 평판 보상. 장기간 플랫폼에 대한 충성도를 보이고 지속적으로 고급 콘텐츠를 제작하며 사람들에게 인정받아 네트워크에 기여한 사용자에게 지급된다.
셋째. 광고 보상. 광고 시청, 테마별 캠페인 참여 또는 고객 설문조사와 같은 홍보 활동에 참여한 사용자에게 지급된다. 광고 보상은 광고주가 플랫폼에 지급한 토큰에 의해 생성된다.
첫째 콘텐츠 보상. 고급 콘텐츠를 제작한 사용자와 좋아요, 댓글, 공유 및 신고 기능으로 콘텐츠와 상호 작용한 사용자에게 지급된다.
둘째, 평판 보상. 장기간 플랫폼에 대한 충성도를 보이고 지속적으로 고급 콘텐츠를 제작하며 사람들에게 인정받아 네트워크에 기여한 사용자에게 지급된다.
셋째. 광고 보상. 광고 시청, 테마별 캠페인 참여 또는 고객 설문조사와 같은 홍보 활동에 참여한 사용자에게 지급된다. 광고 보상은 광고주가 플랫폼에 지급한 토큰에 의해 생성된다.
TTC에서 또 주목할 점은 TTC의 첫 DApp으로 TataUFO이 선정됐다는 것이다. TataUFO는 중국에서 1천만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SNS이다.
TataUFO에서 나는 두 가지 가능성을 점친다.
첫째, 이미 거대 사용자를 확보한 서비스의 tokenization을 한다는 점에서 강점을 지닌다는 점. (이미 사용자를 확보함
둘째, 블로그 서비스인 스팀잇과 달리 SNS 서비스라는 점. (사용자 입장에서 제목과 본문으로 구성된 블로그 글과 달리 SNS 글은 콘텐츠 제작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더 많이 쓰일 수 있지 않을까?!)
둘째, 블로그 서비스인 스팀잇과 달리 SNS 서비스라는 점. (사용자 입장에서 제목과 본문으로 구성된 블로그 글과 달리 SNS 글은 콘텐츠 제작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 더 많이 쓰일 수 있지 않을까?!)
TTC는 스팀잇과 달리, 단 하루 동안만 콘텐츠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또 봇 탐지기를 통해 어뷰징으로 의심되는 행동을 자동으로 식별, 격리한다. 사용자들로부터 여러 번 신고되면 해당 콘텐츠의 노출 확률을 감소시키는 장치도 마련돼 있다. 또 감사위원회가 있어, 많은 신고를 받은 콘텐츠의 유통 여부를 결정한다.
(4) 유니오
다음 논의할 블록체인 기반 미디어는 국내 프로젝트인 ‘유니오’다. 유니오는 스팀잇의 단점으로 지적된 것들을 해결해 보이겠다며 차별점을 내세운다.
즉, 스팀잇에서 제기된 고래의 어뷰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토큰 보유량과 상관 없이 모든 사용자가 똑 같은 추천 영향력을 갖게 한다. 또 하루 추천 가능 횟수를 기본 3회로 제한하고 유니오 생태계에서 쓰이는 토큰인 UNIF 토큰(스팀잇 내 ‘스팀파워’에 해당) 소지량에 따라 추천 가능 횟수를 늘릴 수 있게 한다.
스팀잇에서는 신규 가입자가 활동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유니오는 이 점에서 ‘신규 크리에이터를 위한 지원 시스템’을 착안했다. 유니오가 제공하는 추천권 중 1/3을 무조건 신규 콘텐츠에 사용해 뉴비를 키우는 방식이다.
유니오는 콘텐츠 자체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는 방식이 아닌, 토큰경제를 통한 보상 시스템만 구동하는 모델이다. 탁기영 유니오 대표는 ‘우리는 유니오 토큰으로 콘텐츠 시장이 성장할 수 있는 ‘비’를 내리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니오는 ‘유리프레스’라는 블록체인 기반 저널리즘 플랫폼을 만들려 한다. 유니오는 또 리뷰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유니리뷰’ 도 만들려 한다.
유니오는 지난 4월 10일 유니리뷰를 위해 ‘리뷰왕 김리뷰’와 제휴를 맺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현재 이 제휴가 유효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5) 에브리피디아
다음 소개할 사례는 EOS 기반 ‘에브리피디아’이다.
에브리피디아는 간단히 말해, 아티클을 만들면 토큰으로 보상하는 서비스다. 토큰은 사용자가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도록 유인하는 인센티브로 작용한다. 콘텐츠는 EOS.io Storage 및 IPFS에 분산화돼 저장된다.
에브리피디아는 간단히 말해, 아티클을 만들면 토큰으로 보상하는 서비스다. 토큰은 사용자가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도록 유인하는 인센티브로 작용한다. 콘텐츠는 EOS.io Storage 및 IPFS에 분산화돼 저장된다.
EOS에 대하여
이오스는 네드 스캇과 함께 스팀잇을 만들었던 천재 개발자 댄 라리머가 스팀 팀을 뛰쳐나가 합류한 플랫폼 블록체인이다. 이더리움을 뛰어넘는 플랫폼 블록체인을 꿈꾼다.
EOS가 이더리움 대비 차별점으로 내세우는 것은 다음과 같다.
(i) 사용자 친화적이다. 이더리움에서는 사용자가 일정량 이상 ETH를 보유한 지갑을 소유해야하지만, 이오스는 그렇지 않다.
(ii) 서비스가 멈추지 않게 설계됐다. 서비스 제공자는 서버 비용처럼 EOS를 홀딩하고 있어야 한다.
(iii) 노드의 역할이 다르다. 노드는 ▲마이닝 노드 ▲API 노드 ▲시드 노드 ▲데이터베이스 인덱스 노드 ▲스토리지 노드 중 선택해서 역할을 결정할 수 있다.
(i) 사용자 친화적이다. 이더리움에서는 사용자가 일정량 이상 ETH를 보유한 지갑을 소유해야하지만, 이오스는 그렇지 않다.
(ii) 서비스가 멈추지 않게 설계됐다. 서비스 제공자는 서버 비용처럼 EOS를 홀딩하고 있어야 한다.
(iii) 노드의 역할이 다르다. 노드는 ▲마이닝 노드 ▲API 노드 ▲시드 노드 ▲데이터베이스 인덱스 노드 ▲스토리지 노드 중 선택해서 역할을 결정할 수 있다.
IPFS에 대하여
IPFS는 프로토콜 랩스에서 개발 중인 오픈 소스 분산 프로토콜이다. 분산 해시 테이블(DHT), 비트토런트(BitTorrent), 깃(Git), 자체 보증 파일시스템(SFS) 등의 알려진 P2P 분산 알고리즘을 활용해, 분산 웹(Distributed Web)을 구현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이다.
IPFS는 프로토콜 랩스에서 개발 중인 오픈 소스 분산 프로토콜이다. 분산 해시 테이블(DHT), 비트토런트(BitTorrent), 깃(Git), 자체 보증 파일시스템(SFS) 등의 알려진 P2P 분산 알고리즘을 활용해, 분산 웹(Distributed Web)을 구현하고자 하는 프로젝트이다.
(6) 아카샤
아카샤는 이더리움 기반 SNS다. 아카샤는 산스크리트어로 ‘제5 원소’, ‘우주의 질료’ 등을 의미하는 단어다.
아카샤의 미디어 콘텐츠(=데이터)는 IPFS에 분산 저장되며 이더리움에는 각 글의 식별을 위한 해시값만 기록된다. Decentralized Social Media Network, powered by the Ethereum world computer, embedded into the Inter-Planetary File System.
콘텐츠(=데이터)를 IPFS에 저장한다는 것은 ‘완전 검열 저항성’을 꾀한다는 것이다. 검열 저항성이라는 점에서 매력적이지만, 현재로서 IPFS는 콘텐츠 유통을 안정적으로 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 또 IPFS 상에 저장된 콘텐츠는 여러 사람이 일정 기간 내 충분히 소비하지 않는 이상 영구성을 보장받기 어렵다. 즉 현재로서, 서비스의 유일한 데이터 저장소로 적용하기엔 감당해야 할 기술적 한계가 명확하다.
3. 블록체인 기반 미디어의 가능성
지금까지 논의한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미디어 실험이 그리는 꿈은 크다. 기존 미디어 생태계에 ‘패러다임 전환’을 꾀하려는 그림이다. 어떤 사례는 ‘토큰 경제 모델’에 집중하고 (유니오 등), 또 다른 사례는 콘텐츠 분산화 및 탈중앙화를 통한 검열 저항성을 꾀한다(아카샤 등).
아예 새로운 서비스를 시작하려는 것도 있고, 새로운 프로토콜을 기반으로 기존 미디어에 토큰경제를 도입하려는 시도(TataUFO 등)도 있다. 공통점으로는 블록체인 기술로 사용자 engagement를 높이려 한다는 게 눈에 띈다.
위 개별 사례들이 성공할 지 점치는 것은 고도의 기술적 검토가 필요하기 때문에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다만, 이런 시도들이 기존 미디어 시장에 던지는 메시지를 짚고 싶다. 위 사례들은 현재 미디어 권력을 쥐고 있는 거대 플랫폼 사업자들이 자금과 같은 수익 모델을 영원히 지속할 수 없을 것이란 메시지를 던진다. 또 사용자를 단순히 ‘대중’, ‘소비자’로 여기는 비즈니스 문법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을 것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개개인의 다양성과 자율성을 한 차원 더 향상시킨다. 블록체인 기반 미디어도 사용자의 다양성 및 자율성을 향상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을까.
블록체인 기반 미디어가 현재 미디어 생태계의 한 ‘대안’으로 자리잡아 양립할지, 혹은 아예 대체해버릴 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짐작컨대 적어도 새로운 운동장을 만들고, 점점 그 영역을 넓혀갈 것 같다. 콘텐츠가 생산, 유통, 소비되는 또 하나의 운동장이 생기는 것이다. 이 운동장에 뉴스 콘텐츠가 담기지 않을 이유가 없다. 다만 글 (1)에서 논의했던 비가역성 및 투명성 문제가 부작용을 낳지 않게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4. 마치며
내가 가장 바라는 바는 저널리즘과 블록체인이 만나 ‘engaged journalism (참여 저널리즘)’을 구현하는 그림, 혹은 저널리즘의 의미를 재정의해 범위를 확장시키는 미래다. 독자와 스킨십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뉴스 미디어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독자의 참여를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언론사가 성공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토큰경제 모델에 따른 보상 시스템이 좋은 도구로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끝>
Written by 한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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